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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19호 - 미혼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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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16-04-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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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유기보다 미혼모로 살기 더 힘든 세상 
 
 최형숙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최근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들이 있었다. ‘신생아 쓰레기통에 유기’, ‘주유소 화장실에서 출산 비닐봉지에 담아 살해’ 등 제목만으로도 자극적이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언론사에서 많은 전화를 받는다. 질문은 거의 똑같다.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한 여성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다.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경험이 없다하더라도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알 것이다. 부모가 함께 있었으나 혼자 그 고통을 감당해야 했고 걷기도 힘든 몸으로 아이를 수건에 싸서 택시를 타고 인근 공원으로가 아이를 버린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이러한 과정에서 이 여성은 부모, 친구, 아이 아빠 그리고 단체나 기관 등 단 한 곳에도 임신 사실을 말하거나 도움 요청을 하지 않았다. 하지 않은 것인지, 못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여성이 느꼈을 두려움과 공포와 고통을 조금은 짐작이 간다. 아동 유기와 살해를 한 여성들의 마음은 거의 비슷하게 느낀 심리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24세의 한 여성이 미혼모의 아이 여섯 명을 인터넷을 통해 돈을 주고 데리고 와서 키우다 경찰에 구속이 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어릴 적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경계선상 지적장애가 있는 여성이 인터넷 상으로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 하는 미혼모의 아이를 돈을 주고 데려와 키우다 주위의 신고로 적발됐다.

 이 사건을 접한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를 돈을 주고 넘긴 미혼모는 자신이 낳은 아이를 돈을 받고 팔아넘긴 비정한 미혼모이자 범죄자가 되고, 24세 여성은 비록 장애가 있으나 자신이 어릴 적 받지 못했던 모성애를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사랑으로 키운 사람으로 동정론이 생겨나고 있다. 아이를 넘긴 미혼모들의 상황이나 어려움을 관심을 가지는 이는 거의 없다.

 그들이 왜 임신 중 혹은 출산 후 인터넷으로 아이를 불법으로 보냈는지, 그 동안 우리 국가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과연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을 할 곳이 있었는지, 이러한 문제들을 당사자인 미혼모의 잘못된 행동으로만 단정 지어 말 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
 미혼모라고하면 따라오는 단어들이 있다. 청소년, 낙태, 입양 등.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수식어가 붙는다. 아동유기, 살해, 영아매매, 베이비 박스 등.

 남자친구는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든, 없었든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배가 불러오는 것을 부모가 모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일들의 접할 때 할 수만 있다면 그 엄마들을 만나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느라, 아이 낳느라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행동을 했는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신을 차릴 시간과 함께 보듬과 돌봄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인 위기가 되고, 아이를 낳게 하려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왜 우리 사회에서 태어나고 있는 미혼모와 자녀들의 문제에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그들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는 것일까.

 ‘갓 태어난 소중한 생명을 그것도 자신이 낳은 아이를 버리고 죽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기 전에 왜 그들이 부모나 친구 또는 남자친구에게 말 못하고 혼자서 아이를 낳고 버려야 했는지, 미혼모로 살아가는 일이 자신이 열 달을 품에 품고 배 아파 낳은 아이를 버리거나 죽이는 것보다 더 힘든지를 생각해봐야한다. 아이를 버린 것은 여성 혼자가 아님을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인지해야 한다. 미혼모에게 아동유기죄가 성립된다면 아이를 태어나게 만든 아버지에게도 아동유기죄가 성립돼야 한다. 많은 기사들 중 아이 아빠를 언급한 것은 거의 없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 혼자의 책임이 아님을 이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인지하고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올해는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는 미혼모뿐만이 아니라 위기에 처해있는 모든 여성들의 지원체계에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어려움에 처한 미혼모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마련돼야할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임신을 하면 사회에서 배제되고 제외되는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과 사회적 압력으로 아동유기 살해라는 일이 생겨나는 것이다.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에서는 KDB 나눔재단의 후원과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지원으로 미혼 임산부와 미혼모들에게 상담과 더불어 위기지원을 해주는 ‘트라이앵글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립을 위한 교육비 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며칠 전 7개월의 임신부에게 “이제 함께 출산하고 함께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한 미혼모들에게 그들의 선택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그리고 함께 아이를 키우는 건강한 사회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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