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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위기 여성을 위해 촘촘한 긴급지원망의 확보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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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69회 작성일 15-03-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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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출산 위기 여성을 위해 촘촘한 긴급지원망의 확보가 시급하다


                                                                                    박영미 (사)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네트워크 사무국은 무척 애가 탔다. 아기를 갓 낳은 20대, 40대 미혼모가 당장 아기먹일 분유와 기저귀가 없다고 SOS를 쳐왔는데, 이미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동주민센터, 구청, 건강가정지원센터, 미혼모 거점기관을 다 거쳐서 법적으로는 지원할 방법이 없다는 결과를 가지고 요청을 해 온 것이다.
 
한 사람은 아버지와 함께 식당을 운영했지만 월세가 1년 이상 밀릴 정도로 장사가 안 되었지만 사업자등록이 자기 이름으로 되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이 안 되고, 또 한 사람은 기초수급자로 지정받았으나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 수급비로 의료보호가 안 되는 병원비를 내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정부지원을 받지도 않고 긴급지원을 하는 곳도 아니지만, 적은 돈을 바로 보내고 방법을 찾아보았다. 참 안타까운 일은 주민센터, 구청, 건강가정지원센터, 미혼모거점기관이 도움을 요청해온 엄마들의 사정을 딱하게 여기면서도 규정에 안 맞다, 사업 개시가 안 되었다 등의 이유로 지원을 못하는 점이었다. 심지어 분유와 기저귀가 있으면서도 지원을 못하는 곳도 있었다. 정부지원 기관에서 긴급지원을 못하면 어디서 하라는 것인지...

이분들이 지원받기 위해 거짓을 말할 수도 있고, 이중지원일 수도 있지만 한두 달 아기 분유와 기저귀 지원은 속는 셈 치고 줄 수 있지 않을까? 다행이 거점기관에서 우리 네트워크의 담보로 사업 개시 전이라도 가급적 빨리 지원하기로 했고, 우리도 모 잡지사로부터 부족한 분유와 기저귀를 지원받아 보냄으로 일단 수습은 하였다. 3월이 되면 거점기관은 사업 개시하고, 사업자등록 취소하고 기초수급자 지정을 받으면 안정될 것이다.

  2013년 영아유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100명, 2014년은 52명, 2013년, 2014년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는 각각 250명을 넘겼다 한다. 한 해에 300-350명의 아기가 버려지고 있다. 영아유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람들에 대한 조사연구는 아직 없지만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놓고 가는 사람들의 50%는 아기를 키우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놓고 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으로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베이비박스를 찾아 전국 각지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이런 수고를 무릅쓰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실제로 작년에 양육 미혼모가 베이비박스 앞에서 만난 아이 엄마와 가족을 설득하고 다른 방법을 제시하여 돌아선 사례도 있었다. 지난주에 우리 네트워크를 마지막으로 두드렸던 엄마들의 경우도 작은 도움이 없었다면 절망하고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갖다 놓았을 수도 있고 아기와 함께 운명을 달리 했을 수도 있다. 접시물에 코 빠져 죽는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엄마가 스스로 일을 해서 아기와 자신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아주 작은 틈새도 엄마와 아기가 빠져 죽을 수 있는 구멍이 될 수 있다.

  이런 작은 틈새를 메꾸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 현재 제일 필요한 것은 임신과 출산에서 위기상황을 맞은 여성들에게 긴급지원과 상담을 해주는 일이다. 2011-2013년까지 서울시 소재 미혼모기본생활시설에 입소한 미혼모의 90% 이상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고 한다. 낙태를 엄격하게 금지한 상황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이 엄마가 되는 것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임신으로 학업과 직장생활이 중단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갈등을 조정하며, 임신과 출산 이후 삶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긴급 거처를 제공하며, 출산 후 백일까지는 아이와 함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임신 3개월까지는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나라에서도 이런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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