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여행은 보아스 박사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시설의 육아실에서 아이를 안아보기도 하고, 수양부모에게 위탁된 3개월 된 아이도 만나보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미혼모에게 태어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대구의 한 미혼모시설에서 난생 처음 경험한 큰 충격을 받습니다. 한 방에 열두 명 정도의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다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아직 낳지도 않은 아이를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순간 19년 전 한국에서 입양한 딸의 생모 역시 이 여성들과 다르지 않았겠구나, 내 딸도 이렇게 양육이 포기된 아이 중 한 명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보아스 박사는 그 동안 자신은 한국의 미혼모의 현실과 입양, 특히 국제입양이 엄마와 아이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 특별히 국제입양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단지 1% 만의 아이가 엄마가 미혼모라는 이유에서 아이를포기하고 있지만, 한국은 70%가 넘었습니다. 왜 한국은 다를까? 세상 어디에서든 엄마가 원한다면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미혼의 엄마들도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이를 고통스럽게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 미혼모가 자신의 아이를 지키고 키우려고 하면 대부분 사회적인 편견과, 원가족으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정부의 지원 역시 없는 가운데 가난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민주국가이고 또한 세계에서 경제규모 13위를 자랑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일으켰으니 스스로 해결하고 견뎌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입양이 최선의 해결책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만약 자신의 낳은 아이를 포기하고 입양을 보내는 경우 그녀에게는 평생 격어야 할 죄책감과 고통이 남습니다. 미혼을 낙인화시켜 아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진정 엄마와 자식의 천륜을 끊는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보아스 박사는 마리 명옥 리 (Marie Myung-Ok Lee)의 블로그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브라운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던 그녀는 풀브라이트의 연구지원으로 한국에 와서 미혼모 연구를 하였습니다. 블로그 제목은 ‘한국의 미혼모들에 대한 연구가 입양에 대한 나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었나.’였습니다. 미혼모 시설에서 만난 엄마들의 경험을 묘사하며 그녀는 다음과 같은 공식을 사용하였습니다.
* 보통 입양 공식: 가족 + 입양아 = 행복한 가족
* 실제 입양 공식: 가족 + 입양아 = 행복한 가족 + (생모 - 그녀의 아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입양할 때 우리는 누구도 입양하는 아이와 그 아이를 낳은 생모와의 관계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관계가 보이기 시작하자 보아스 박사는 아이를 출산하고 포기한 여성들이 겪었을 어려움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입양부모인 자신이 한국의 미혼모와 그들 자녀들을 도울 수 있는지 묻기 시작 했습니다. 물론 어떤 입양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지금처럼 많은 수의 아이들이 엄마가 미혼이란 이유에서 입양이 보내지거나, 미혼이라 해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왜 한국은 엄마가 그들의 아이들을 지키고 키울 수 있도록 돕지 않는 것일까? 만약 충분한 지원을 한다면 아이들은 생산적인 시민들로 자라게 되지 않을까?
사회적 낙인 속에서 아이를 선택한 이 용감한 여성들은-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은- 받을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2007년 봄 이렇게 해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Korean Unwed Mothers Support Network) 가 설립되었습니다.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책임 상근자와 비상근 스테프, 인턴, 자원봉사자들이 현재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임신한 미혼여성과 미혼모 그리고 그들 아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데 온전히 중점을 두고 있는 유일한 단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