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png

- 한 분 영




 * 본 글에서 부와 모 사이에 표시한 빗금 '/' 은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아이에 대해서는 각각 부와 모임을 의미하고, 또한 양육에 대해 모두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쓴이 한분영은 어릴 때 덴마크에 입양되어 성장한 후 현재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사회복지 석사과정 중에 있다.
아동복지와 가족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가정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결혼제도 밖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양육되고 있는 아기에 대한 부/모의 책임문제다.  이 문제는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있어 현실적 문제이나, 사회에서는 대체로 도외시되어 온 이슈다.

본질적으로 현실적인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또한 혼외 부모의 책임이라는 개념과 한부모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규범적이고 도덕적인 오명을 재고하기 위해, 우리는 덴마크 사회에서의 사례를 통해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친부의 신분은 결혼여부에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든 밝혀지게 되어 있다.  혼외 출산 아동의 경우, 양친부모는 아이를 함께 기르기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아이의 부/모는 소위 “양육 및 책임 신고서”라는 것을 관련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또 하나의 선택사항은 소위 ”친자관계 인지”라는 것으로, 생부가 아이의 아버지임을 법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친자관계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당국은 유전자 테스트를 요구하게 되며, 아이가 출생한 지 2주 내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조사를 시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게 된다.

친자관계를 밝히는 것의 중요성은 매우 중대한 사항을 암시한다.  예를 들면, 그것은 친부에게 자신의 아이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법적인 의무가 있음을 뜻하며, 아이와 아이의 친부는 서로에게서 상속의 권한을 법적으로 갖는 것을 뜻한다.  또한 아이는 친부의 성을 따를 수도 있고, 이것은 또한 친부가 원칙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날 권리가 있음을 의미하며, 공동양육권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모든 조치는 아이와 부, 아이와 모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지 부모간의 관계, 즉 부모가 혼인을 했는지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당사자 모두가 부/모 책임에 관한 규정들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지당국의 역할이다.  즉, 그들은 중립적이고 현실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친부가 아이의 월 양육비를 지불하지 못하면 사회복지당국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경우, 사회복지 당국은 친부와 문제를 처리하는 동안 모자가정에 보조금을 배분하게 된다.  통상, 친모와 친부간에 직접 협상하는 일은 없다.

이러한 시스템은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친모든 친부든 일정 월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은 아이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한 양육환경을 만들어주고, 한부모 가정이 봉착하게 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과 불필요한 언쟁들을 일소시켜 준다. 

아이의 기본욕구와 복지는 우리 사회에서 우선순위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여건을 제공해 줄 부모의 책임은 이혼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으며, 혼인 서약이 이루어진 적인 없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월 양육비는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혹은 교육을 받는 경우 24세가 될 때까지 지급된다.  아이를 돌보거나 양육하고 있는 부모에게 주어지는 기타 재정지원 가운데에는 출산 2개월 전과 1개월 후 친모에게 지급하는 생활비 및 출산지원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한부모 가정 지원에 있어 충분한가 아닌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이 시스템에 깔려있는 근본적인 개념은 양 부/모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고 지원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시스템은 한국의 사회복지 정책에 대한 현시대적 담론과는 얼핏 보기에 다소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덴마크와 나란히 ‘어린이 권리에 대한 유엔 협정; 어린이에게 최선을 보장하기 위한 서약’에 서명했으며, 이 시스템의 정신을 새겨보는 일은 자국의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이 약속을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지킬 것인가를 분명히 하고 재고하는 과정에 있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