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정책

이 주 희(이화여대 사회학과)

 

I. 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정책 개관 및 평가

 

1. 한국 여성고용의 양과 질

 

○ 우리나라 여성고용은 양과 질 두 차원 모두에서 유사한 경제수준에 있는 국가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부진함.

 

1.1. 낮은 경제활동참가율

 

-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98년 47.1%로 급감한 이후 약 10년간 49%수준에서 정체되고 있음(2008년 49.9%). 특히 2008년 말 경제위기 이후 여성의 취업률이 급감.

 

1.2. OECD최하위 수준의 남녀 간 임금격차

 

- 남성노동자의 임금 대비 여성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2001년 65.1%에서 2007년 66.4%로 약간 변화하였으나 이 역시 66%수준에서 답보. 이 격차는 평균이 80%이상인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임.

 

1.3. 여성고용의 비정규직화

 

- 전체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의 그것보다 훨씬 더 높음. 김유선(2009)의 연구에 따르면 30대 이후부터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에 비해 크게 높아져 45~49세 코호트의 경우 여성의 비정규직비율은 72.8%, 남성은 36.8%로, 여성의 그 격차가 40%p 이상 벌어지고 있음. 2008년 여성 비정규직은 남성 비정규직의 과반에도 현저히 못 미치는 36.7%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여성 비정규직 중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평균 임금을 받는 사람이 4명중 1명꼴로 존재

 

※참고: 경제위기와 여성 비정규직

 

○2009년 7월호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에 발표한 이슈분석에서 남재량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비정규직의 규모가 2008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소폭 감소(약 26만 4천명)하였음을 보여준 바 있음. 그러나 남재량은 같은 자료에 대한 성별 및 세부분류별 분석을 통해 같은 기간동안 여성 한시근로자는 3천 4백명, 그리고 여성 기간제 근로자는 17만 1천여명 증가한 사실 역시 밝혔음. 그 기간 동안 남성 한시근로자는 7만 4천 명 가량 감소하였으며, 남성 기간제 근로자는 약 9만 5천명 정도 증가하였음. 계약반복갱신자의 경우 남녀 모두 감소하였으나 남성의 감소폭이 현저히 컸음.

- 한국노동연구원 노동패널 9차자료(2006년) 분석결과에 따르면 남녀 정규 및 비정규직 중 가장 낮은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가장 많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여성 비정규직임. 여성비정규직은 모든 보험에서 가입률이 1/3에 못 미치고 있음.

 

<표 1> 성별 고용형태별 4대보험 가입률(9차(2006년) 노동패널자료)

단위:%(명)

 

남성

여성

전체

정규

비정규

정규

비정규

정규

비정규

국민연금

65.8

(1,389)

40.3

(205)

56.2

(703)

31.5

(135)

62.2

(2,092)

36.3

(340)

건강보험

77.3

(1,631)

45.4

(231)

68.2

(854)

32.9

(141)

73.9

(2,485)

39.7

(372)

고용보험

71.8

(1,515)

46.0

(234)

64.0

(801)

34.3

(147)

68.9

(2,316)

40.7

(381)

산재보험

71.4

(1,508)

46.4

(236)

60.9

(763)

33.2

(142)

67.5

(2,271)

40.3

(378)

 

 

 

2. 이명박 정부의 주요 여성고용정책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여성정책은 "일자리 창출"과 "일과 가족의 양립"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

 

2.1.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2008년 6월 5일 공포)

 

- 경력단절을 유도하는 근본적인 원인, 즉 가사 및 육아부담의 사회화 부진,나치게 큰 남녀 간 임금격차, 채용 및 승진상의 남녀차별 등에 대한 보편적 문제제기 및 해결노력 없이 특정한 여성집단(고학력,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취업교육 및 취업지원시스템만을 구축.

 

-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등에서는 여성에 특화된 교육이나 취업지원을 실시함으로써 성별 직무격리, 여성의 저임금직종에의 집중현상을 지속시키고 있음.

 

- 현재까지 정부가 마련한 여성일자리는 도우미,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간병인 등 사회서비스일자리에 집중('08년 여성참여인원 9만4천명, 전체의 83.9%), 희망근로('09년 참여인원 14만 3천명(58.1%)) 등 저임금직에 집중되어 있음.

 

2.2.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기본계획 수립(2008~2012년)

 

- 2007년 남녀고용평등법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족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로 개정」, 배우자출산휴가신설, 육아기근로자 근로시간단축, 육아휴직의 분할사용제 등이 도입되었음.

 

- 이명박 정부는 이와 관련하여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유연근무직종(퍼플 잡, Purple Job)을 확장하고자 함.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한국(9.3%)이 OECD평균)(15.5%)에 비해 단시간 근로 비율이 크게 낮다는 점임. 특히 시간제 일자리의 창출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네델란드의 경우 여성 경활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

 

3. 이명박 정부 여성고용정책의 문제점

 

○ 위에서 살펴본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여성정책인 경력 단절된 여성의 “고용 촉진” 및 "가족 친화적 근로환경" 마련 등은 한국의 노동시장에 뿌리 깊게 내재된 남녀차별적 인사관행을 시정하거나 여성 고용이 노동시장의 최하층인 저임금, 비정규직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을 바로잡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여성의 경력단절현상을 당연시하고 여성에 적합한 업무를 만든다는 원칙 하에 남녀간 성별직업분리나 고용격차를 유지 혹은 악화시킬 우려가 있음.

 

- 현재 여성을 위한 미래형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서비스직 일자리의 질은 일반적인 여성노동과 비교하여도 상당히 낮은 편임. 제9차 노동패널자료에 따르면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미미했던 사회복지사업의 경우 여성 정규직의 남성임금 대비 임금비는 50%에도 못 미치는 48.8%였으며, 보건 분야 역시 60%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남녀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남녀 정규직 간 임금격차보다도 더 컸다는 점임. 공공행정, 교육, 보건 등 주요 사회서비스직의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남성 비정규직 임금의 50%전후에 머물러 있었음. 사회서비스직 여성 비정규직은 남성 비정규직에 비해서는 47.7%, 그리고 정규직에 비해서는 34.3%의 임금밖에 받지 못하고 있음.

 

<표 2> 사회서비스직 성별 고용형태별 평균 임금 및 임금비(9차(2006년) 노동패널자료) 단위: 만원(명)

 

남성

여성

임금비

전체

정규

비정규

정규

비정규

정규

비정규*

정규

비정규

공공행정

253.24

(123)

208.93

(15)

164.27

(52)

107.67

(12)

64.9

51.5

(42.5)

226.80

(175)

163.93

(27)

교육

294.97

(116)

193.33

(21)

181.57

(203)

95.69

(26)

61.6

49.5

(32.4)

222.80

(319)

139.32

(47)

보건

266.48

(27)

233.14

(7)

159.23

(103)

110.85

(13)

59.8

47.5

(41.6)

181.51

(130)

153.65

(20)

사회복지사업

239.44

(9)

100.00

(1)*

116.74

(19)

119.13

(8)

48.8

119.1**

(49.8)

156.18

(28)

117.00

(9)

가사서비스업

-

87.00

(3)

90.62

(16)

70.60

(30)

-

81.1

( - )

90.62

(16)

72.09

(33)

전체

271.69

(275)

195.47

(47)

166.59

(393)

93.17

(89)

61.3

47.7

(34.3)

209.85

(668)

128.52

(136)

주: *괄호안은 남성 정규직 대비 여성 비정규직 임금비

**남성 비정규직 사례수가 1이어서 큰 의미가 없음.

 

○ 여성고용차별의 극복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위해서는 이러한 과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고용정책, 조세제도, 교육 및 복지정책 등 광범위한 정책영역에서의 세부조정 (fine-tuning)이 필요함. 현 정부의 여성고용정책에는 이렇게 다차원적인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자하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지 않음. 현 정부 여성고용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성고용을 문제를 전적으로 "여성"에 특화된 문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바로 이러한 여성고용의 문제를 가져오게 된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점에 대한 시정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임. 예를 들어, 여성노동의 비정규직화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추진하는 전반적인 정책기조 하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함.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최저 수준에서만 인상하려는 정부의 정책 역시 저임금직에 몰려있는 여성노동자의 남성노동자와의 임금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음. 여성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 만으로는 여성고용의 질 악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움.

 

3.1.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시책 관련

 

-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시책에 공보육의 부족이나 장시간 근로 관행 등 가장 근본적인 경력단절 유발요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시정 노력이 포함되지 못한 것은 이 법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임. 경력단절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종합지원센터나 재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수준이나 질, 그리고 재취업 비율이나 재취업시 받는 임금(경력단절 이전직장과의 비교) 등 이 법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이 보강되어야 함.

 

3.2. 남녀평등과 일·가정양립 기본계획수립 관련

 

- 남녀고용평등법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로 바뀐데에는 정부의 저출산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임.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서 다음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어 있지 않음.

 

- 일단 가사 및 육아에 남성의 참여가 수반되어야 하는 남녀 평등한 육아문화를 우리나라 기업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선행조건이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함. 무엇보다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보다 강력한 이행이 필요한데, 이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의 일환으로도 시행되어야 하지만 현재 유명무실한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조항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확한 직무분석 및 기술적 지원의 강화를 통해서도 보완되어야 함. 특히 대표적인 저임금 여성 직무와 동일한 “가치”의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과대 대표되어 있는 직무와 현저히 큰 임금차이가 있는 사례들을 발굴하여 시정 조치할 필요가 있음. 이러한 조치가 요구되는 이유는 -남녀간 임금격차가 현재와 같이 현저히 차이 나는 한- 여성의 가사 및 육아 전담이 개별 가구의 합리적 선택으로 지속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임.

 

- 그 외에도, 모성보호 비용에 대한 정부부담 정도를 매년 확대하고, 또 실현 가능성이 있는 북유럽식 남녀간 육아휴직 분담방안을 마련하여 공기업 및 공공부문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해 나아가야 함. 현재 육아휴직의 분할 사용제도가 새롭게 도입되어있기는 하나 위에서 언급한 임금차별 시정정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 제도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움.

 

- 또한 가족친화적 정책을 시행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도 시급한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모성보호 비용의 완전한 사회화와 더불어 중소기업 여러 곳을 묶어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컨소시움 형태의 재정, 컨설팅 지원이 필요함. 따라서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됨에 따라 육아와 더불어 고령인구에 대한 부양까지 점차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현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전폭적인 가족간호휴가제의 보장과 확대가 필요함. 성공적인 가족 친화적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여 그 효과를 홍보하고, 중소기업인 경우 구체적인 컨설팅과 재정지원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음.

 

 

 

II. 유연근무제(퍼플잡)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1. 유연근무제 실시 배경 및 방식

 

〇 경력단절예방 및 일자리창출, 그리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책으로 등장

 

〇 실시방식

 

- 2010년부터 시간제 근무 공무원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유연근무제도 도입추진

- 기업의 인사노무관리 매뉴얼 개발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해 민간기업에서도 유연근무제도 도입을 촉진. 단시간 근로, 시차출퇴근제 활용기업 발굴, 홍보

 

 

2. 유연근무제도의 필요성 및 도입원칙

 

〇 변화된 경제 및 고용환경(상품시장의 불확실성, 서비스업 증가, 여성고용증가, 고실업, 노동력 재교육 및 재훈련 요구)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유연근무제도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

 

〇 그러나 유연근무가 여성고용의 질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도입원칙이 확립될 필요가 있음.

 

- 유연근로제도는 단순히 여성을 위한 단시간 일자리를 다수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일과 생활의 양립을 원하는 모든 노동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로서 제공되어야 함.

관련정책) 6세 이하 아동을 위한 공보육 시설의 지속적 확충방안이 필요; 퍼플잡이 남녀 모두를 위한 일자리라 하여도 보육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여성 일자리화 할 가능성이 큼

 

- 유연성에 대한 강조가 단시간근로를 통해 근로시간을 파편화시키는 데 그친다면 노동자의 유연성과 종속성이 동시에 증가되어 노동의 질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음. 따라서 해당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 적합한 유연성 확보의 방안이 보다 다차원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책적 지원을 실시하여야 함. 즉, 노동시간에 대한 탈규제가 아닌 재규제가 필요.

관련정책)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대표, 그리고 노동자 개개인의 선호에 모두 최적한 유연화 방안을 다양하게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와 단체교섭을 통한 지원방안을 고려해야.

 

- 유연근무제도를 통해 정규직 전일제 노동자와의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비율보상체제의 원칙을 확고하게 강제해야 함.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복지혜택 역시 단시간 근로자에게 차이 없이 제공되어야 함.

관련정책) 고용과 연계되지 않은 보편적 사회권 제공에 노력, 기업복지의 차등지급 금지방안 마련, 경력단절 단시간근로자에 특화된 재고용, 재훈련 시간 확보 등

 

 

3. 유연근무제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

 

3.1. 단체협약을 통한 비정규직 보호

 

○일견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노동의 유연성과 일과 생활의 양립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유연근로를 활성화하는 가장 좋은 전략은 비정규직에 대해 보다 완벽한 보호를 제공하여, 이러한 부분근로를 “양질의 일자리화”하는 것임.

 

- 현재 우리나라 취업여성 대다수에 해당하는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정규직에 비해 이들의 근로가치에 대한 보상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서 지급되고 있기 때문임.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기업에 다양한 유연근로 및 유연근무제를 홍보하고 권유하기 어려움. 이렇게 정규직에서 이탈한 고용형태에의 참여 자체가 고용에서의 여성차별과 임금격차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임.

 

- 비정규직 보호법제 등 제도개선만으로는 이러한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꾀하기 어려움. 산업이나 업종마다 비정규직을 활용하는 방식이나 차별의 내용이 모두 다르며, 이렇게 많은 규제의 대상을 정부가 완벽하게 모니터링 하기도 어려움. 발전된 산별노조를 가진 국가에서는 고용안정과 차별금지, 최저임금 같은 중요한 노동시장이슈들을 해당 산업에 적합한 방식으로 노사가 교섭을 통해 협력적으로 해결해 왔음.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체교섭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틀의 확립이 필수적임. 그 중에서도 특히 산별 단체협약 내용의 효력 확장이 바람직한 이유는 노동비용을 주요 경쟁력의 요인에서 제거하여 미조직 사업장의 부당한 이득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바로 그 과정을 통해 사용자단체의 구성과 유지 역시 용이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어도 공공성을 가진 대표적인 협약의 내용에 한정해서라도 행정적으로 해당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함.

 

- 따라서, 향후 산별 혹은 기업별 단체협약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단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함. 예를 들어 향후 3년간 업무별 성비 불균형 혹은 임금격차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것인가를 명시할 수 있음. 또한 산별 단체협약에 비정규직 채용 일정기간 후 정규직 전환 방식 역시 명시할 수 있는데, 해당 조건의 내용은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 또한 비정규직의 업무능력향상을 지원하는 교육훈련기금을 산업 혹은 기업 차원에서 확립, 경력단절 여성의 경력개발을 지원할 수 있음.

 

※ 참고: 금융산업 단체교섭의 양성평등 및 모성보호 조항

 

-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산별 협약은 점차 초기업적인 이슈들을 담아내기 시작하고 있음. 2002년 산별 단체협약에서 주 5일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낸 금융노사는 2003년 양성평등 및 모성보호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음. 성차별 사례 발견 시 시정조치토록 의무화하였고, 여성근로자가 임신으로 인하여 승진, 인사고과, 경력, 유급휴가 등 인사상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였으며, 여성할당제 역시 명문규정으로 제도화. 또한 산전후 휴가를 105일로 정하고 육아휴직 기간을 산전 산후 유급휴가기간을 포함한 2년 이내로 확대하여 이 기간 역시 근속기간에 포함시켰음.

 

- 그러나 아직 산별 단체협약의 내용에는 개선될 점이 많음. 특히 고용정책과 관련하여서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 해결 등 근본적 문제의 제기보다는 사업장 단위 고용안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 임금이나 노동과정과 관련하여서도 임금체계나 직무에 대한 논의보다는 임금인상률만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된 바 있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차별시정과 확대금지가 ‘원칙’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적이 많아 실제로 산별 협약이 근본적인 고용과 노동시장 이슈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으며, 그에 따라 노동시장의 양극화, 그리고 근로소득의 불평등 증가와 같은 문제들이 시정되지는 못하였음.

 

3.2. 단시간 근로 외의 다양한 유연근무제도의 개발

 

○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문제와 관련된 여성부 정책보고서(이주희 외, 2006)에 따르면 업종별, 규모별로 기업이 선호하는 유연근무제도의 종류가 서로 다름. 기업과 노동자가 공통적으로 선호할 수 있는 다양한 유연근무제도의 개발이 필요. 단순히 주당 근로시간으로 계산되는 단시간근로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적인 -주, 월, 년별로 유연한 근로시간의 조정이 가능한- 유연근로제도의 도입 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 참고: 여성부 정책보고서 『경력단절여성 취업 촉진방안』(이주회 외, 2006년)

 

- 조사방법: 경력단절 여성의 재고용의 현황과 실태, 그리고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기본적인 문헌조사 외에 2006년 11월 한 달간 국내 기업 약 300업체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질문지조사를 실시.

 

- 다양한 유연근무방식을 제시하며 퇴직 여직원의 재고용의사를 물어본 결과, 근무시간 자유선택제, 2인 1직무공유, 주 5일 미만 근무의 순으로 기업의 선호도가 나타났음.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이러한 유연한 근무시간 및 근무기간에 대한 활용 선호정도가 타 업종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는데, 그 반면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인 업종은 제조업.

 

 

사례

근무시간 자유

선택제

2인 1직무 공유

재택근무

매주 5일 미만 근무

매달 4주 미만 근무

매년 9개월 미만 근무

전 체

247

18.2

14.2

10.1

12.6

11.3

11.3

제조업

51

5.9

3.9

5.9

2.0

2.0

2.0

도소매업

48

35.4

27.1

25.0

33.3

29.2

31.3

정보통신 서비스업

15

13.3

20.0

6.7

6.7

6.7

6.7

금융 및 보험업

33

21.2

6.1

6.1

6.1

12.1

6.1

사업서비 스업

57

10.5

10.5

7.0

7.0

3.5

5.3

공공서비 스업

4

75.5

50.0

25.0

50.0

50.0

50.0

교육서비 스업

21

23.8

33.3

9.5

19.0

14.3

14.3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18

11.1

0.0

0.0

5.6

5.6

5.6

 

- 다양한 유연근무방식을 제시하며 물어본 퇴직 여직원에 대한 재고용의사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높게 나타났으며, 대규모기업에서는 유연근무방식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퇴직 여직원에 대한 재고용의사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음.

 

 

사례수

근무시간 자유

선택제

2인 1직무 공유

재택근무

매주 5일 미만 근무

매달 4주 미만 근무

매년 9개월 미만 근무

전 체

247

18.2

14.2

10.1

12.6

11.3

11.3

100~300인

134

20.9

17.2

14.2

14.9

13.4

14.9

300~500 인

47

12.8

14.9

6.4

12.8

8.5

8.5

500~1000 인

45

13.3

4.4

4.4

4.4

6.7

4.4

1000인 이상

21

23.8

14.3

4.8

14.3

14.3

9.5

 

 

3.3. 대규모 기업의 유연근로제도 제도 남용가능성 차단

 

○ 2006년 실시된 같은 조사(이주희 외)에 따르면 재고용한 퇴직 여직원 중 정규직 비율은 기업규모와 부(-)의 관계를 보여주었음. 1000인 이상을 고용하는 대규모 기업의 경우 이 비율은 52%였으나, 100~300인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87%에 이르렀음. 이는 지불능력이 강한 대기업에서 오히려 퇴직 여직원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줌.

 

 

[그림 1] 재고용한 퇴직 여직원 중 정규직 비율 평균

 

3.4. 단시간근로에 대한 비례보상체계의 확립

 

○오스트리아와 아일랜드에서는 비율보상체계를 법제화하여 시간제 노동자와 전일제 노동자의 차이를 줄이고, 시간제 노동자의 수를 성공적으로 증가시켜왔음. 그러나 이 시간제 근로를 가장 짧은 시간에 급격히 확대하여,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인 대표적인 국가는 네덜란드임.

 

- 1997년 유럽연합(EU)의 평등대우와 관련된 단시간근로에 대한 지침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네덜란드는 1993년 동등처우법(Equal Treatment Act)을 통해 단시간 비정규직에 대해 근로시간에 비례한 동등대우의 원칙을 확고하게 수립하였음. 그러나 이러한 법적 진전은 유연한 다단계 노사관계체제와 단체교섭에 의해 가능.

 

- 이 법이 통과되기 훨씬 이전부터 네델란드는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동등한 처우를 명시한 단체협약들을 체결해 왔으며, 이 법은 단지 이러한 단체협약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었을 뿐. 네델란드 노동총연맹 FNV는 1990년대 내내 남녀 모두를 위한 단시간근로의 권리 및 전일제근로와 단시간근로 사이의 형평성 제고에 힘썼음.

 

- 따라서 유연근로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 단시간근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에 대해 엄격한 비율보상체제를 확립하여, 임금과 근로조건상의 차별을 완전히 철폐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함. 이럴 경우, 경력개발이나 육아, 재교육과 같은 자기개발을 이유로 근로시간과 일자를 줄이고자 하는 남성근로자의 참여 역시 자연스럽게 유도될 수 있으며, 퇴직 이후 재고용이 향후 여성근로자의 승진과 경력개발에 장애로 작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됨.

 

○ 일본과 네덜란드는 모두 단시간근로자 중 여성의 비율이 60~70%를 넘는 국가이나, 단시간근로가 이 두 국가에서 갖는 의미는 상당히 다름. 일본 비정규직 여성의 남성 정규직 대비 임금비는 한국보다도 낮으며(32%, 2002년 기준), 단시간근로 일자리 역시 여성화된 반면, 네덜란드의 경우 남성 단시간근로자도 18%로 증가(1998년 기준, OECD평균 6%)하였으며, 전일제 노동자의 근로시간도 감소하였다는 점. 일본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단시간 일자리의 질만 악화되는 추세를 보임.

 

- 네덜란드에서 유아기 자녀를 가진 아버지는 일시적으로 주 4일만 일할 수도 있음. 즉, 여성화된 단시간 일자리의 특성이 사라지고, 고용지위상의 격차도 감소.

 

3.5. 유연근로제도에 적합한 인사 및 평가제도의 개발

 

○남녀 모두에게 노동과 개인 및 가족생활의 조화를 가능케 하는 유연근무 혹은 부분근무제도를 기업이 실시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제도 자체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낮고, 비용부담에 대한 오해가 존재하는 반면 근로자의 생산성이나 몰입도 증진을 통해 나타나는 혜택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 따라서 정부 혹은 제3의 기관이 가족친화적 정책 및 유연근무제도와 관련하여 기업에게 필요한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음. 이러한 컨설팅 과정에서 특히 강조해야 할 것은 인사평가제도에서 유연근무를 택하더라도 인사상, 또한 임금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디자인해 야 한다는 점임.

 

○유연근로제도의 실시가 이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여성 혹은 남성노동자의 경력개발 및 경력경로에 장애로 작용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로채택 노동자에 대한 업무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고위직과 관리직에도 유연근로제도가 도입되어 저기술, 저임금 일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음.

 

- 여성 공무원의 경우 유연근로나 단시간근로를 사용하기 이전인 현재에도 가사와 육아를 업무와 병행하는 특성 상 네트워크 부족과 장시간 근로의 애로로 인해 고위직 진출 기회가 제한되고 있음. 여성 공무원이 집중적으로 이 제도를 사용하게 될 경우 고위 공무원직의 여성비율이 더 낮아지게 될 우려가 있음.

 

- 어린 자녀를 둔 남녀 직원 모두에게 유연한 근무제를 사용하면서도 정규직과 같은 휴직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같은 권리를 부여하여야 함.

 

- 장시간 노동문화의 극복을 위해서는 영국정부가 2006년에 하였듯이 법제의 마련 (Work and Family Act)을 통해 단시간 혹은 유연근로제도 사용자에게 정규직과 같은 복지 및 휴직혜택을 제공하고, 적어도 노동한 시간에 비례한 수준에서 업무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사관행을 바꾸어나아가야 함.

 

3.6. 부분근로에 적합한 보육의 제공

 

○ 부분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전일제 근로자와는 다른 보육시간대를 필요로 함. 그런 점에서, 포르투갈의 모성보호 모델이 주는 시사점 큼. 포르투갈의 부모들은 양육과 관련된 다양한 휴가를 사용한 후 이후 2년 동안 시간제로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데, 이는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다른 국가에서도 보다 보편화되고 있는 정책임. 포르투갈 정부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확대하고, 저렴한 요금체계를 마련하여 이러한 부분근로 종사자의 보육요구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우리나라에서도 부분근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부분근로에 맞는 다양한 보육서비스 및 시간대를 개발할 필요가 있음.


출처 http://blog.daum.net/slhan29/13753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