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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은 자국 아동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외로 입양 보낸 국가이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하는 공식 통계에 의하면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동의 총수는 16만 2천756명이지만, 민간단체에 의해 입양된 수는 20여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입양인들은 “좋은 차가 많이 다니고 높은 빌딩이 들어선 부유한 나라”인 한국에서 아직도 해외 입양이 계속되는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해외 입양은 자국민 아동의 복지를 국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외국의 가정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해외 입양은 전쟁 고아와 혼혈 아동을 위해 시작된 임시적 조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입양은 50~60년대보다 급속한 사회·경제적 발전을 구가하던 80년대에 절정에 달했다. 1958년 930명에 불과하였던 해외입양은 1985년 8천837명에 달했고, 2008년에도 1천250명의 한국 아동이 해외로 송출됐다.
한국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전쟁을 경험하거나 빈곤하였던 여타 국가보다 한국의 아동이 해외로 가장 많이 입양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해외 입양은 자국 아동의 생활과 복지에 대한 책임을 손쉽게 회피하는 방법이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해외 입양의 비율이 높은 반면 친부모의 슬하에서 자라지 못하는 등 요보호아동(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복지 대책은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해외 입양인들은 미혼모 복지개선을 요구하고 과거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졌던 무분별한 해외 입양 관행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 입양에 대한 비판은 정부로 하여금 해외 입양을 줄이고 국내 입양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입양 아동의 원가족인 미혼모 가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높지 않다.
1993년 ‘국제입양에 관한 아동보호와 협력에 관한 헤이그 협약’은 각 국가가 아동이 친가족과 헤어지지 않도록 우선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국제 입양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일부 미혼모들은 자녀 양육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아동의 분리를 방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입양을 보내는 해결책에 의존해왔다. 정부는 해외 입양이 비난받을 때에도 입양 아동의 친가족인 미혼모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국내 입양을 추진하는 정책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두었다.
최근 입양 대신 자녀를 직접 양육하고 싶어 하는 미혼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혼모 가족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 사회는 매년 천 명이 넘는 자국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내고 있다.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미혼모 가족을 외면하면서 이러한 자기모순에 빠져 있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