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
 | 기사입력 2010-07-06 07:29 | 최종수정 2010-07-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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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와 입양아동의 인권 보호' 촉구 퍼포먼스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 회원들이 '미혼모와 입양아동의 인권 보호' 촉구 집회에서 한국의 미혼모를 상징하는 대형 인형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자료사진>

 

"아이의 생명 선택한 우리가 죄인이라고요?"

"입양은 아동매매"..해외입양하면 2천300만원

 

그러나 미혼모 지원은 입양가정에 비해 열악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왜 불법 낙태를 하거나 입양한 사람은 떳떳하고 생명을 선택한 우리 미혼모들은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나요?"

 

미혼모 가정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혼모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임이 있다.

바로 한국미혼모가족협회다.

지난 1월 결성된 한국미혼모가족협회의 목경화 대표는 6월28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이의 생명이고, 아이를 양육하겠다는 것인데 그동안 미혼모는 죄인 취급을 당해왔다"고 말했다.

미혼모인 목 대표는 사진 찍기를 거절했다.

"아직 아이와 내 부모님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혼모 단체 대표지만 자신도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목 대표와의 일문일답.

 

-- 협회를 결성하게 된 과정을 소개해달라.

▲ 평소 알고 지내던 미혼모 엄마들과 얘기를 나누다 당사자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게 돼 만들었다. 노숙자협회나 성소수자협회 등도 있던데 미혼모 협회는 없더라. 사실 이해가 간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이의 생명이고, 아이를 양육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미혼모는 죄인 취급을 당해왔다. 대부분의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시키다 보니 스스로도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몇 엄마들과 협회 창설을 위해 2009년 6월에 '미스맘마미아'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1월 협회를 발족시켰다. 아직 회원이 30명 정도여서 현재는 임의단체다. 정식 법인이 되려면 회비를 내는 회원이 100명이 넘어야 하는데 이 요건을 못 맞췄다.

 

-- 협회까지 만들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 듯하다.

▲ 각종 세미나에서 관련 발표를 하게 되면서 미혼모 정책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 원래는 우리나라가 '혼자서 아이 낳아 키울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부모가정에 대한 지원이 입양가정에 비해서도 열악하더라. 한부모가정의 경우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의 100∼130% 가정에 대해 만 12세까지 월 5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데 입양가정은 소득에 상관없이 만 13세까지 월 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의료보험도 1종 혜택을 준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의료보험 1종이 입양시키면 주는데 엄마가 직접 키우면 받기 힘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미혼모가 되면 원가정과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아주 힘들어지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권을 타는 게 중요해진다. 그런데 돈을 벌면 수급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일부러 자립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여러 점이 불합리해 개선해보고자 협회를 만들게 됐다.

 

-- 협회에서는 입양에 대해 부정적이던데.

▲ 미혼모 시설에서는 대개 엄마와 아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입양을 권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입양이 아동매매라고 생각한다. 입양기관이 입양을 성사시키면 국내는 200만원 정도, 해외는 2천3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아이를 입양시키면서 돈이 오가는 것은 매매 아닌가. 더욱이 전매까지 한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입양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도록 한다. 아이를 낳아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자존감을 높여줘야 하는데 엄마가 자존감 없이 아이를 보내도록 한다. 미혼모 시설 28곳 중에서 14곳이 입양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 당장 급한 미혼모들에게 미혼모 시설은 큰 도움이 되는데도 협회에서는 '탈시설'을 주장한다.

▲ 나도 그랬고 많은 미혼모들이 시설에서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미혼모들이 지역사회에서 뿌리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설은 단기적 목적에서는 유용할 수 있지만 모든 미혼모를 다 수용할 수는 없다. 시설은 개인행동도 안 된다. 시설에 있으면서 학교도 직장도 다닐 수 없다. 그 안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시설에 들어가려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가야 하는 것이다. 미혼모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

 

-- 아무래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클 것 같다.

▲ 작년부터 미혼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부도 대책을 내놓았는데 그게 시설 확충이다. 이보다는 미혼모들이 살 집을 수월하게 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회원들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정부로부터 우선적으로 지원받고 싶은 서비스로 임대아파트 우선권 보장을 들더라. 물론 한부모가정을 위한 각종 제도적 지원이 있는데 이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지난 2008년 한부모가정 등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이 5천900여 가구가 공급됐는데 실제로는 1천500여가구만 계약됐다. 전세자금이 3천500만∼4천만원 있어야 하는데 이 돈이 없기 때문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보증금 350만원 정도면 들어갈 수 있는 매입임대나 전세임대에 들어가고 싶은데 같은 1순위인 기초생활수급자보다 나이, 부양가족 등에서 점수가 낮아 혜택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 그래도 사회적 편견은 많이 완화되는 추세 아닌가.

▲ 자신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렇다. 주위에 누가 미혼모라고 해도 큰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가까운 사이에서는 여전히 용납 못 한다. 자기 자식은 물론이고 자기가 직접 데리고 일할 부하직원 같은 경우에도 그런 경우가 많다. 가족이 보살펴주지 않으니 사회 누구도 보살펴 주지 않는다. 가족이 먼저 보듬어줘야 한다. 사람들이 왜 낙태 안 했어? 왜 입양 안 했어? 라고 묻는데, 왜 입양했어? 왜 낙태했어? 라고 묻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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