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한국 미혼모의 대부 보아스 박사

| 기사입력 2010-07-09 07:29 | 최종수정 2010-07-09 07:39


인터뷰 갖는 리처드 보아스씨(서울=연합뉴스) 미혼모 권익단체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미혼모와 그 자녀들의 자립을 뒷바라지하고 있는 미국인 리처드 보아스 대표.<자료사진> kane@yna.co.kr


"모든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키울 권리가 있다"

미혼모의 양육권은 인권문제..정부 지원 불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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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엔 양육 책임"..정부가 책임 제도화해야

미혼모에 대한 편견, 학교 교육 통해 해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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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파란 눈의 미국인 안과의사 리처드 보아스(61) 박사는 우리나라 미혼모들 사이에서 '미혼모의 대부'로 불린다.

1988
년 미혼모가 낳은 생후 4개월 된 한국 여자아이 에스더를 입양한 보아스 박사는 2006년 한국 미혼모 시설을 방문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10, 20
대 미혼모들이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출산도 하기 전에 양육을 포기하고 그것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사재를 털어 미혼모 권익단체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미혼모와 그 자녀들의 자립을 뒷바라지하고 나섰다.

보아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9일 이메일로 인터뷰를 요청하자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키울 권리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보아스 대표는 "왜 한국 같은 부자 나라가 미혼모를 돕지 않는지, 왜 미혼모는 무능력하고 엄마 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비난받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이 왜 지금까지도 20만 명 이상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아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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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혼모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지원 시스템도 공정하지 않다. 지원이란 주거, 육아, 직업교육, 상담, 의료지원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정부는 24세 미만의 미혼모에게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보다 시설에 사는 미혼모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것은 미혼모들이 원하는 바도 아니며 사회적 편견을 지속시킬 가능성도 있다. 또 미혼모는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에만 정부 지원을 받지만, 입양 가족은 무제한으로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다. 민주 국가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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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가족정책에서 미혼모 가족은 소외되어 왔다. 가장 시급한 지원제도는 무엇인가.

▲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미혼부가 자식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미혼부는 아예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책임을 모면하거나 소문이 나는 것을 걱정해 입양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미혼모는 미혼부의 양육 도움을 받으면서도 친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성교육, 부모교육, 상담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설에 사는 미혼모들은 이런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많다. 그러나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는 그렇지 않다. 정부는 미혼부모를 지원하는 센터들을 통해 육아 미혼모와 임신 미혼모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는 산아제한의 방법으로 써왔던 낙태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피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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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문제는 '아이와 엄마의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는데, 바람직한 정책 방향은.

▲ 딸 에스더를 입양할 당시 나는 한국 사회가 미혼모와 그 자녀, 특히 여자아이를 차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입양을 통해 아이를 암울한 미래에서 구했으며 그 어머니의 짐도 덜어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입양가족의 행복은 친모와 아이에게 너무 큰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입양이 되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깨지고, 아이가 원래 부모에게서 길러질 기회도 사라진다. 친모는 평생 아이를 보지 못한다. 많은 사람이 미혼모와 그 자녀의 어려움을 입양 제도로 풀 수 있고,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미혼모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부모로서의 미혼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인권의 문제다. 아이 출산과 관련해 기혼이냐 미혼이냐를 구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미혼모의 자식은 다른 아이들보다 덜 한국적인가? 그들은 차별의 대상이 아닌 한국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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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미혼모를 어떻게 돕고 있는가.

▲ 경제적 지원, 육아, 부모교육, 상담, 성교육을 모두 제공한다. 일부 주에서는 직장에서의 차별금지를 법으로 정한 곳도 있다. 미혼부는 양육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미혼모에 대한 차별은 없다. 미국에는 버몬트주에서 시작된 '부모자녀센터(Parent Child Center)'를 모델로 하는 다양한 지원 센터들이 있으며 미혼모들이 쉽고 편리하게 센터를 이용하며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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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는 '편견이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 학교 교육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학교에서는 미혼모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알려주고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일부 미혼모들은 사회 변화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나는 더 많은 미혼모가 자신의 삶을 남들과 공유해주길 바란다. 한국인들은 미혼모가 다른 부모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이고, 능력이 있으며 사랑스럽다는 시선으로 봐야 한다. 미혼모들은 차별 사례를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은 기관에 보고하고 문제를 고쳐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미혼모들이 차별과 지원의 미비함에 대해 법적인 투쟁을 벌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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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도 '아동 수출국'이란 오명을 사고 있다. 해외입양을 고려하는 미혼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입양 여부에 대한 결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미혼모는 가장 힘든 시기에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 후에 가족이나 입양기관의 어떤 강요도 없이 자신과 자녀를 위한 최선인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미혼모들이 입양을 고려하게 하는 상황은 일시적이다. 그러나 입양을 시키고 나면 그 결과는 영원한 것이다. 입양은 일시적인 문제에 대한 영원한 해결책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또 아이를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아야 한다. 아이를 포기했다가 하루 뒤에 마음을 바꾼 미혼모들은 입양기관에서 아이를 되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부모의 권리는 아이가 공식적으로 입양됐을 때 종료되는 것이다. 어머니들은 자신의 권리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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