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활동
[노컷뉴스] 2011-05-12
"미혼모에 계층하락 권하는 한국 사회"
미혼모 평균 나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정부지원,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법에 보장된 권리, 실제로 집행되고 있나
미혼모들의 엄마자격, 법이 보장하고 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5월 11일 (수)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 권희정 사무국장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5월 11일.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서 지난 2005년에 제정된 입양의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 모르고 계셨을 거예요.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는 표현처럼 입양을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일이 참 흐뭇하고 아름다운 일이지요. 하지만 그래도 친부모, 또 친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게다가 입양아의 90% 이상이 미혼모의 자녀라는 점에서 이 미혼모 지원, 그래서 가능한 한 엄마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입양보다 우선되는 과제다, 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3부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 권희정 사무국장 모시고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권희정>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는 언제 만들어졌습니까? 어떤 계기로?
▷권희정> 예, 지금부터 4년 전에 2007년도에 만들어졌는데요. 미국인이 시작을 하셨습니다. 안과의사이신데요, 20년 전에 한국에서 여자아이를 입양을 해서 행복한 입양가족으로서 살고 있었는데...
▶정관용> 미국에서?
▷권희정> 예, 2006년도에 처음 이제 한국을 오시게 되어서 한 미혼모 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이제 한 열둘, 열 세 명 되는 엄마들을 만났는데, 한 명도 예외가 없이 100% 양육을 포기하는 그런 현장을 보시고 굉장히 가슴 아파하시면서 아, 입양이 우선이 되어야 되는 게 아니라 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구나, 하는 깨달음을 가지시고 저희 단체를 설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관용> 미국에 사시는 분인데 한국에서 이런 단체를 설립하셨어요? 그러면 미국 생활을 정리하신 겁니까, 그 분은?
▷권희정> 아니요, 미국에 계시고요.
▶정관용> 그래서?
▷권희정> 한국에 사무실을 낸 거지요.
▶정관용> 재정지원까지 하시고? 아, 갑자기 부끄러워지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단체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우리 아이를 입양해가서 잘 키우고 계신 미국분이 와서야 이런 단체를 만들었다, 이게 저는 부끄럽다는 거지요. 우리 정부가 사실 나서서 만들고, 우리 여성단체, 각 시민단체, 이런 데에서 이런 데에까지 신경을 쓰고 했어야 하는데, 미처 못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권희정> 이제 좀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고요. 더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 우선 오늘 입양의 날이기 때문에 연관지어서 질문을 드려본다면, 우리나라에 지금 한해 입양을 기다리거나 그렇게 되는 아동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권희정> 현재까지 한 20만 명의 아이들이 입양을 보내진 걸로 알고 있고요, 최근에도 몇천 건씩 입양 건수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관용> 매년? 그 가운데 미혼모의 아이가 몇 퍼센트 정도 됩니까?
▷권희정> 국내하고 국외가 조금 다른데요, 평균 잡아서 한 90%의 아이들, 그러니까 10명이 입양이 보내지면 9명은 엄마가 있는 아이들인 거지요.
▶정관용> 90%는 미혼모?
▷권희정> 네,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게 국내입양, 해외입양이 차이가 좀 나요?
▷권희정> 해외입양이 조금 더 높은 걸로 알고 있어요. 국내입양보다는. 그런데 그 평균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90%라고 보면은 맞습니다.
미혼모 나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정관용> 그 미혼모들은 그럼 대체로 몇 살?
▷권희정> 그래서 지금 미혼모의 연령대가 굉장히 저희가 새롭게 인식해야 할 부분인데요. 과거에는 맞습니다, 보통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엄마들이 많은 게 사실이었는데요. 지금은 이제 결혼이 만혼화되면서... 그렇지만 성은 또 개인들의 일상에 굉장히 개입되면서 임신과 출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런 사회로 변화하고 있잖아요. 그러한 변화가 미혼모의 연령대에서도 굉장히 극명하게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지금 보면은 미혼모의 연령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특히 30대 이후의 미혼모들의 증가는 굉장히 눈에 띄는 상황이에요.
▶정관용> 그래요?
▷권희정> 예, 그래서 이제는 미혼모의 인구학적 지형이 저희가 알고 있는 어린, 연령이 낮은, 학력이 낮은, 이런 거는 이미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본인도 이미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정관용> 제가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네요. 그냥 그렇게만 여겼거든요. 어떻게 그쪽에서 미혼모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요?
▷권희정> 그래서 이 통계를 보면은요, 2000년도에 30대 이상 미혼모가 2.8%였는데요, 2008년도에 16.7%예요.
▶정관용> 그래요?
▷권희정> 그러니까 16.7%란 굉장히 낮은 퍼센티지이긴 하지만 그 증가도에서 보면은 2.8에서 16.7이니까 굉장히 급격하게 늘어난 거지요. 오히려 십대는 지금 좀 줄고 있어요. 여성정책개발연구원에서 나온 연구인데요, 2000년도에 10대가 53.5%였는데, 2008년에는 30%로 오히려 줄고 있어요. 하지만 만큼 골고루, 다양한 연령대에서 지금 확산되고 있고요. 눈에 띄는 증가는 30대이고요.
▶정관용> 그러면 또 하나 궁금해지는 것은 그렇게 20대 후반, 30대 미혼모가 많아진다. 그들도 거의 대부분 양육을 포기합니까?
▷권희정> 연구에 따르면, 전국적인 연구는 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제 시설대상이나 또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엄마들 일부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을 때, 나이가 어릴수록 양육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정관용> 그렇게 되겠지요.
▷권희정> 한 5대 5로 기억을 하고요. 대신 나이가 많을수록 양육 선택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니까 양육 의지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지원,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정관용> 그건 상식적으로 추론 가능하지요.
▷권희정> 그런데 지금 정부 지원은 좀 거꾸로 가는 측면이 있어요. 양육 의지가 높은 집단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서 이들이 가족해체를 경험하지 않고 비록 한부모 가정이지만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야 되는 그런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지금 미혼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 지원책이 거의 청소년 위주로 지금 마련되어 있거든요. 작년에 이제, 청소년이라고 하면 18세에서 만 24세까지인데요,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이 만들어졌어요. 그러면 저는 항상 이 지원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면서 비교를 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집안에 아이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박지성처럼 축구를 잘 해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하고, 한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대를 가고 싶어하는데, 축구선수가 될 아이를 계속 학원에 보내면서 서울대를 보내려고 하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그런 정책이 지금 만들어졌다고 생각을 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간단히 말하면 18세-24세 이 연령대는 양육 포기 의사가 훨씬 높게 되는데 지원책은 이쪽에만 집중되어 있다?
▷권희정> 예.
▶정관용> 그런데 그 지원책이라는 것은 양육할 때의 지원책이잖아요?
▷권희정> 그렇지요.
▶정관용> 그러니 그 말씀이 그거로군요. 어떤 지원들을 해주나요?
▷권희정> 사실 그 지원이라 하더라도... 지금 미혼모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국민기초생활법하고 한부모가족법, 두 가지가 있는데요, 국민기초생활법에 따르면 이제 수급권을 신청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급권을 신청을 하면 현금 지원을 89만원까지는 지원을 받아서 생활을 할 수 있고, 의료보험도 1종을 받기 때문에 혜택이 많아요.
▶정관용> 그런데 이 경우는 자기가 소득이 없고, 부양해야 할 아이는 있고.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가 되면, 그렇게 되면 이런 지원을 받는군요?
▷권희정> 예, 지원을 받는데, 사실 미혼모의 경우는 일단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원가족하고의 단절을 가장 먼저 경험을 하는데, 우리나라 수급권 기준에는 부양자 의무기준이 있어요. 그래서 가족한테 내쳐짐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재산이 반영이 됩니다. 그래서 많은 미혼모들이 수급권에서 박탈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부분 이제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해서 지원을 찾아야 되는데...
▶정관용> 이 한부모가족지원법은 어떤 내용입니까?
▷권희정> 그게 거의 없습니다. 양육비 5만원이 전부예요. 한달 5만원이지요. 청소년 미혼모를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 좋은 취지에서 정부가 지원책을 만들어서 청소년 한부모 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보통 한부모는 기초생계비의 130%까지의 가구인데요, 청소년 한부모 가구는 150%까지 차차상위까지 지원을 하겠다고 정책을 만들어서 양육비 5만원이 아니라 이제 10만원. 두배인 거지요. 아무리 말이 두배지만 10만원은 부족한 돈이기는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어쨌든 정부에서 청소년 미혼모의 양육을 지원을 하겠다는 어떤 좋은 의도에서 양육 지원정책을 만들었지만, 아까 다시 얘기 돌아가면 청소년 층에서는 양육 포기 비율이 많이 높은...
▶정관용> 높고...
▷권희정> 이들한테는 오히려 다른 정책적 지원이 고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국민기초생활법이건 한부모가족지원법이건 18세에서 24세까지만이에요? 그건 아닌 거지요?
▷권희정> 아니, 그건 아니에요. 국민 전체에 해당하는 겁니다.
▶정관용> 특히 이 청소년 층에 대해서는?
▷권희정> 청소년층에서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하위 분야에 특별 조례를, 규정을 만들어서...
▶정관용> 그래서 조금 더 추가로 지원한다?
▷권희정> 예, 나이가 이 연령에 해당이 되는 미혼모들에게는 검정고시 비용이라든가 친자확인 DNA 검사 비용이라든가, 희망통장인가 해서 엄마가 5만원 넣으면 정부가 5만원 넣어서 이렇게 받을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이런 지원정책이라든가. 그래서 제가 계속 축구선수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서울대 가라고 하는 학원비를 지원하는 격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현실과 잘 안 맞는다?
▷권희정> 그래서 예산 집행도, 굉장히 많은, 121억원인가 만들어진 것 같은데요. 2010년도에 만들어진 예산이 2010년도 10월자로 보면은 예산 집행률이 10%인가 15%밖에 안 되고, 거의 국고로 다시 환수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관용> 지원 대상자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 아니에요?
▷권희정> 찾을 수가 없는 거지요.
가족, 사회와의 단절이 가장 큰 문제
▶정관용> 그런데 정말 미혼모들은 어떤 점을 제일 어려워하나요?
▷권희정> 미혼모들의 어려움이 이제 가령 한 가지 어려움 다음에 그 다음 어려움이 온다면, 한 가지를 해결하고 그 다음을 해결하면 되는데, 제가 경험한, 제가 알고 있는 미혼모들의 상황을 보면은 세 가지 어려움이 동시에 오는데, 제일 처음에 임신으로 인해서 교육을 받던 분들은 교육을 중단해야 되고,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던 분들은 직장을 그만두어야 되고, 그 다음에 가족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이제 낙태와 입양을 강요하다가 본인이 그 말을 듣지 않았을 때는 가족의 단절. 그래서 단절이라고 하는, 사회적 단절이라고 하는 어려움이 가장 먼저 오고요. 그것과 동시에 단절을 경험하면서 이제 사회의 어떤 계층 하락을 경험하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저소득층으로...
▶정관용> 지원이 끊기게 되니까?
▷권희정> 그렇지요. 다니던 직장도 나와야 하고. 우리나라는 가족복지가 굉장히 중요한 나라잖아요. 그러한 나라에서 가족의 지원이 끊겼다, 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잘 사는 집안의 딸이라 하더라도 어떤 계층 하락을 경험하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단절과 생활고. 그 다음에 그 안에서 미혼모라고 하는 낙인. 이 세 가지의 어려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요, 이 세 가지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단절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미혼 임신에 대한 낙인과 차별, 이런 것이 없도록 어떤 사회적인 인식 확산이 있어야 되고요.
▶정관용> 이것 좀 확인해보지요. 직장 다니는 여성이 결혼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했어요. 나는 이 아이를 낳아서 계속 기르겠습니다, 그러면 직장에서 안 받아들이나요?
▷권희정> 아니요, 받아들이는데요. 사실, 저희가 노동법에 의하면 여성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어떤 차별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라고 보장이 되어 있는데요.
법에 보장된 권리, 실제로 집행되고 있나
▶정관용> 그 법에 결혼 한 자, 라고 안 되어 있잖아요?
▷권희정> 안 되어 있지요. 그런데 사회적 낙인이 너무나 심하기 때문에, 일단 지금 여기에서도 지금 결혼 안 하신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배가 부른다고 생각을 하면은 아무리 우리는 차별을 하지 않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눈길이라든가 쑥덕거림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정관용> 그것 때문에 그 여성 스스로가 주장하지 못한다?
▷권희정> 예, 스스로가... 그러니까 이것은 자발적인 퇴사라고 포장은 되지만 결코 이것은 자발적인 퇴사가 아니지요. 자기가 이미 그 낙인과 편견을 감지하고 스스로 안전망 속으로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요, 이거는 사회적인 엄격한 미혼 임신에 대한 차별이 문화적, 사회적 수준에서 존재하고 있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정관용> 세 가지 중에서 마지막에 말씀하신 낙인. 그게 결국 이 단절의 원인이 되는 거네요.
▷권희정> 그렇지요. 이 세 가지가 맞물려 있어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렇게 단절이 안 되면 또 계층 하락도 경험하지 않을 텐데요.
▷권희정> 그럼요.
▶정관용> 직장 다니면서 계속 돈도 벌고. 출산휴가도 받고 할 수 있을 텐데.
▷권희정> 그럼요.
▶정관용> 또 가족으로부터 보호도 받을 수 있을 텐데, 결국은 낙인 때문에 단절되는 거고 단절되다 보니까 계층 하락을 겪는 거고.
▷권희정> 예, 또 경제적으로 계속 어렵다 보니까, 또 부모님들은 그것만 본 거예요, 그러면 우리 딸이 저렇게 되나보다, 싶어서 계속 어렵게 사는 엄마들이 또다시 낙인을 공고화시키고 이런 악순환이지요.
▶정관용> 그러다보니까 아이를 계속 키우겠어요, 라고 해도 자꾸 양육 포기를 강요하는 거군요?
▷권희정> 예, 너, 그렇게 가난하게 살래, 지지리 궁상, 고생하면서 살 거냐, 이런 것들이 입양과 낙태를...
▶정관용> 데려다가 같이 아이를 키워줄 생각, 거기까지는 못 가는 거고. 어차피 일단 낳았으니 너 이제는 양육 포기하고 걔는 입양보내고, 너 우리 집에 다시 들어와서 다시 결혼 빨리 해라, 이런 식이 된다는 것 아닙니까?
▷권희정>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모든 것의 뿌리는 결국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로군요?
▷권희정> 예, 미혼 임신에 대한 굉장한 터부시하는 생각들이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관용> 그 뿌리는 왜 그럴까요? 뭐 정조관념, 이런 거랑 연결되는 거겠지요?
▷권희정> 예, 성에 대한 어떤 이중적인 그런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것의 단면적인 그런 것들이 미혼모를 통해서 나타난다고 보는데요. 일단 핵가족, 정상가족, 이러한 것들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뿌리가 깊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가족의 유형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고정화된 개념을 가지고 있지요.
▷권희정> 이미 선진 여러 나라는 그런 어떤 고정된 개인 생애주기라든가 즉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가지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이런 어떤 고정된 근대적인 생애주기에서 이미 벗어났거든요. 그 다음에 혼인, 결혼이 출산의 전제조건이 되는 그런 사회는 이제 굉장히 근대적인 사회였고요, 사회 형태이고, 이제 뭐 영국이라든가 캐나다라든가 미국이라든가 호주라든가 이런 곳은 이제 더 이상 결혼이 출산의 조건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관용> 맞아요.
▷권희정> 그래서 이런 사회에서 보면 혼외 출생아율이 거의 50%가,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50% 이상, 미국은 조금 낮지만 30% 이상, 영국은 한 40%, 북유럽 같은 경우에는 한 70, 80%의 아이들이 혼외 아이로 태어나고 있어요. 이러한 비율을 우리가 어떤 성적, 도덕적인 관념에서 본다면 굉장히 문란한 사회가 되겠지만, 오히려 이런 나라일수록 낙태가 적고요. 입양은 전혀 없습니다. 그 다음에 그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그 나라에서 자기 엄마와 함께, 또 자기 아빠의 지원을 받으면서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우리사회가 잘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정관용> 우리 사회도 어차피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거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권희정> 그렇습니다.
▶정관용> 말씀해주신 프랑스에서 50% 혼외 출산, 북유럽에서 7~80%. 이게 다 불륜에 의한 출산으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권희정> 그렇지요. 그건 개인 사정이지요.
▶정관용> 전혀 관계가.. 사실 그렇게 떠올리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이쪽 사회에서는 결혼 제도 자체도 우리와 상당히 다르게 되니까.
▷권희정> 예.
▶정관용> 결혼 안 하시는 분, 그러면서도 아이를 낳아 기르시는 분들이 많은 거고. 결혼도 두 번, 세 번 하시게 되는 경우도 많은 거고. 그런 속에서 이른바 통계적으로 보면 이른바 딱 결혼해 있는 남자, 여자 사이의 아이, 이게 아닌 유형이 이렇게 많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권희정> 오히려 불륜관계에서 혼외자가 태어나는 경우는 오히려 결혼제도를 고집하는 나라에서 더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는 그럼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지금 만들어진 지는 4년인데?
▷권희정> 예, 저희는 대표이신 보아스 박사님이 2006년도에 발견했던 미혼모들이 처한 어려움, 이런 것들을 충분히 한국 사회에 알리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미혼모들이 처한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이것을 어떻게 함께 개선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교육하고 홍보하고 언론활동도 하고 있고요. 또 필요한 어떤 단체와 필요한 분들, 역량 있는 분들, 관심 있는 분들을 네트워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전국 단위로 활동하고 계신 거예요?
▷권희정> 예, 저희는 일단 지리적인 활동이라기보다도 지리적으로, 물리적으로 어디를 가서 활동한다기보다도 뉴스레터를 발송한다거나 그 다음에 보도자료를 뿌린다거나,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교육을 저희가 요청을 받으면 가서 교육을 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전국에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시설 같은 것들은 지금 어느 정도나 되어 있습니까?
▷권희정> 지금 전국의 미혼모 시설 같은 경우에는 세 가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미혼모보호시설이라고 해서 임신한 여성이 들어가서 출산할 때까지 있을 수 있는 시설이 있고요. 그 다음에 이제 지역사회로 나오지 못할 경우에는 중간의 집이라고 해서 엄마들이 두세 가구가 한 집에 모여서 사는 형태의 중간의 집이라고 하는 시설이 있고, 그 다음에도 역시 지역사회에서 독립 준비가 안 됐을 경우에는 다시 옮겨갈 수 있는 곳이 모자원이라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최장 보호를 받으면 한 5년 받습니다. 시설에서 한 1년, 중간의 집에서 한 2년, 모자원에서 3년.
▶정관용> 말씀 듣다 보니까 이 보호시설, 중간의 집, 모자원, 다 사실은 사회적으로 격리된 분들을 위한 거군요?
▷권희정>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지역사회에서 엄마들이 무슨 전염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아니고, 장애를 갖고, 뭐 그런 분들이 시설에 격리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에요. 어쨌든 이분들은 결국 지역사회로 돌아와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오랜 격리들이 이분들한테는 오히려 사회적응이라든가 사회복귀하는 데 장애가 되어서 오히려 사회적 비용이 더 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임신했을 때부터, 필요한 의료지원이라든가 주거지원을. 그러니까 초기 개입이라고 하지요. 초기개입을 통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노력들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혼모들의 엄마자격, 법이 보장하고 있다
▶정관용>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를 향해서, 그리고 아마도 이 방송 듣고 계시는 미혼모 내지 미혼모 되실 분들도 계시지 않겠어요? 임신 중인 분들. 이런 분들을 위해서 한 말씀 좀 주신다면요?
▷권희정> 민법이 아이를 낳은 엄마들에게 친권을 인정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위축되지 말고 나는 엄마가 아니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셔서 친권을 가진 친모로서의 권리가 있다, 라는 것을 먼저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거기에 따른 모든 차별이라든가 자신의 어떤 양육권에 대한 위협을 느낄 때, 자신이 당당하게 엄마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고요. 그 다음에 우리나라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권, 주거권, 노동권, 출산양육권, 이 모든 것을 온전히 한 엄마로서 가지고 있으니,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요구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사회에, 저희가 세금 내는 이유가 어려울 때 사회로부터 다시 보호받기 위해서 사회에 세금을 내고 있는데, 본인이 음료수 한 병을 사먹어도 세금을 내는데, 본인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라는 것을 아시고요. 어려움은 사회에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시고 도움을 당당하게 요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관용> 또 우리 사회는 그 당당한 목소리를 벽안시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아야 할 것 같고요.
▷권희정>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오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입양의 날, 입양을 좀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새로운 형태로 인정하자, 그 얘기 이전에 입양을 가야만 하는 아이들을 사실은 엄마 품에서 자라게 만들자, 이게 더 뿌리가 되는 이야기라고 하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 권희정 사무국장,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권희정>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가운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좀 눈이 휘둥그레지실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 사회가 워낙 빨리 변하다 보니까. 그러나 이미 변하고 있고요, 그 방향으로 더 변할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들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뵙지요.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