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2011-10-28

미혼모 복지 패러다임 변화 필요해

 

1157 [오피니언]

1800년대 후반 설립된 미국의 친구가 없는 여성들을 위한 엘리자베스 런드홈(The Elizabeth Lund Home for Friendless Women)’은 주로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생활할 거처를 제공했던 시설이다. 여성들은 이곳에서 은밀히 아이를 낳고 입양을 보낸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다시 사회로 돌아와 생활하는 것이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었다. 높은 울타리 안에 있던 시설은 그 안에서 진료와 출산까지 모두 이뤄졌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여성들의 생활을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처음 이 시설에 대해 알았을 때, 시설 이름에 쓰인친구가 없는 여성들이란 말에 가슴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1980년대 초 나는 사회복지학과 학생으로런드홈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당시 시설에는 변화가 일고 있었다. 건물이 재건축되면서 외부에서 접근이 쉽도록 바뀌었고 여성들은 진료를 받거나 출산하기 위해 외부에 있는 병원도 다녔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거나 당면한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시설에 들어오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입양을 선택함으로써 양육을 포기하는 엄마들은 극히 드물어졌다.

 

그로부터 5년 뒤 나는 정식으로 그곳에서 일하게 됐다. 그때엔 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런드홈시설이 없어지고런드가족센터로 거듭난 것이다. 센터는 보육프로그램, 부모교육, 교과과정이수, 직업교육, 상담, 가족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 등을 센터 내에서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시작했다. 직원들은 놀이 모임과 엄마들 모임을 다양한 지역센터와 연계했다. 상담사와 간호사들은 더 이상 엄마들이 센터로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엄마들이 사는 곳을 찾아갔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대다수의 엄마들은 지역사회에서 그대로 살기를 원하며, 미혼모를 위한 특별한 집에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런드가족센터’는 다양한 가족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기 위해 변화해야 했다. 미혼모들을 시설에 머물게 하기보다는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했다. 또 센터는 접근하기 쉬운 방식과 장소로 변해야 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가족은 결혼으로 이뤄지든, 결혼을 통하지 않고 이뤄지든 다양한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미혼모 역시 다른 여느 부모와 같으며 미혼모와 아이 역시 다양한 가족 중 하나이다.

 

한국은 여성의 역할과 가족의 정의 등에 있어서 현재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경험했던 미혼모 복지정책의 변화에 대한 내 이야기가 한국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미국 역시 큰 변화를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미혼모 양육포기비율 1%)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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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omennews.co.kr/news/5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