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정부는 해외 입양아들이 돈으로 거래되는 등 비리가 확인되면서 중단했던 해외입양을 거의 2년만에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내외 입양을 감시하는 '국가입양위원회'는 20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그동안 법률적인 보완 작업을 거쳐 비리의 여지가 없어졌다면서 4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시범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입양위원회는 그러나 시범사업 개시 시기와 시범사업 대상 4개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과테말라는 2년 전 입양 정지 조치를 취하기 이전까지 무엇보다 입양절차가 간소하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아 중국 다음으로 미국으로 입양하는 사례가 많은 국가로 꼽혔다.

그러나 해외 입양을 둘러싸고 엉터리 서류가 제출되는가 하면 임산부에 대한 신생아 포기 강요 사례 그리고 심지어 유아 도둑까지 횡행하는 상황에서 최소 25건의 사건으로 의사, 변호사, 산모, 공무원들이 구속되는 혼란 속에 해외입양이 정지됐었다.

이에 앞서 과테말라 정부는 지난 9월 내전의 와중에서 정부군이 최소 333명의 어린이를 납치해 외국에 입양아로 팔아넘겼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미국과 스웨덴,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로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5월부터 672명의 내전 고아 관련 기록을 살펴본 결과, 333명이 금전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정부군에 납치됐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단은 이같은 수치가 해외 입양이 최고치를 기록한 1977~89년에 초점을 맞춘 만큼 앞으로 1995년까지의 관련 기록을 검토할 경우 더 많은 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과테말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좌파게릴라와 우파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계속된 1960~96년에 모두 4만5천여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5천명은 어린이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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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