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활동
미혼모들, 세상 밖으로 나오다
* 본 기사는 코리아헤럴드에 실린 Unmarried Mothers Coming out of Isolation (2010년 3월 1일자)을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자원봉사자이신 신옥순씨가 번역한 것입니다. 능력을 나누어주신 신옥순씨에게 감사드립니다. 번역과 관련된 문의는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지영 씨는 대학시절 한국의 미혼모에 대한 편견에 항변하는 의미에서 미혼모가 되어 보겠다고 꿈꾼 적이 있다. 그러나 2년 전,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던 그가 34세에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그와 결혼할 생각을 먼저 했다고 한다.
장씨는 “현실을 마주하는 일은 그저 상상할 때와는 완전히 달라요.”라고 한다. 그는 현재 아이 아빠가 결혼약속을 지키지 않아 혼자서 딸을 키우고 있다.
장 씨의 부모와 오빠는 그에게 낙태나 입양을 하도록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말을 듣지 않았고, 그의 가족은 그와 아이로부터 등을 돌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 씨는 미래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 영어에 능통할 뿐 만 아니라 10년 이상 해외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서였다.
장 씨는 말한다. “모든 기대가 산산조각 났을 때 정말 좌절했어요. 취업 면접을 보는데, 아이를 왜 혼자 키우느냐, 아이 아빠가 누구냐 물었어요. 그런 질문은 정말 개인적인 일인데도 빠지는 법이 없었죠. 그리고 나서 제게 돌아온 건 탈락이었어요.”
장씨는, 아이를 혼자 키우기로 결심한 뒤에 따르는 평생에 걸친 가난과 수치심을 감내해야만 하는 미혼모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6000-10000 명에 이르는 아기가 미혼 부부에게서 출생한다고 한다.
이들은 전체 출생률의 1.6%를 차지하며,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다음으로 일본이 2.1를 차지하며, 미국은 38.5%, 프랑스는 50.4%로 상대적으로 높다.
임신한 미혼 여성의 96%는 재정문제나 사회적 문제가 두려워 낙태를 하며, 출산을 하는 경우엔 70%가 아이를 입양 보낸다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표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미혼모 1%만이 입양을 선택한다고 한다.
“임신한 미혼여성은 절박하게 도움의 손길을 찾다, 입양기관을 찾습니다. 그러나 입양기관에서는, 미혼모들에게 아이를 양육하도록 독려하기보다 아이를 포기하도록 설득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태에서, 미혼모들은 입양에 동의합니다.” 라고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회장이 익명을 요구하며 말한다.
2008년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입양된 신생아 총 2556명 중 1250명이 해외로 입양되었다고 보건복지부에서 밝혔다. 1958년부터, 한국에서는 20만 명 이상의 어린이를 해외로 입양 보냈다.
한국의 복지정책은 여전히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진다. 특히, 보육문제는 기혼이든, 미혼이든 일하는 엄마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렇지만, 기혼모나 이혼모들이 보육에 있어 가족의 도움을 받는데 반해, 미혼모들에게는 그런 도움이 없어서 더 큰 상처가 된다.
“미혼모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겨야 하고, 보육원 근처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고, 야간에는 근무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미혼모가족협회 회장이 말한다.
최근에는 십대 미혼모가 늘고 낙태행위가 만연하여 국내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미혼모의 지원문제는 이제 막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는 작년 1억 6천만 원의 예산을 24세 이하의 미혼모 지원정책에 배정했다.
그러나, 미혼모와 인권 운동가들은 재정적 지원이 임신부의 나이와 상관없이, 신생아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미혼모 지원센터의 코디네이터인 권희정 씨는, 3년 전 미혼모 권익옹호 일을 시작했을 때 어디서도 미혼모들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제가 누굴 대변 하고 있는 지 회의가 들더군요. 그렇지만 지금은 미혼모들 스스로가 나서서 일하고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니 정말 기뻐요.” 그가 말한다.
미혼모들은 대개 20-30대인데, 최근에는 아이를 직접 양육하기로 결정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1984년 양육을 선택하는 미혼모는 5.8에 그쳤다. 그러나 여성 정책기관에 따르면, 그 수가 현재 30%를 넘는다고 한다.
또한 미혼모들은 연대하기 시작했고 자신과 아이들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39세의 미용사인 최형숙 씨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작년 다른 세 명의 미혼모들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미스 맘마미아”를 개설했으며, 이 카페의 목표는 미혼모들 간의 정보교류와 논의 주제를 다루는 것이다.
이들의 캠페인은 12월 19일 한국미혼모가족협회의 창설로 이어졌다. 현재 40여 명의 회원들을 가진 국내 최초의 이 미혼모 협회는, 오는 3월 비정부기관으로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씨는 “전 사회운동가도 아니고, 그저 제 아들의 엄마일 뿐이에요. 전 아직도 대중 앞에 나설 때는 망설여집니다.”고 한다.
“언론이 이 문제를 선정적으로 보도할 때면, 이 일을 관두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럴 수도 없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사회적 편견은 계속될 것이고, 결국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테니까요.”
다행히도, 최 씨는 드물게 아이 아빠로부터 양육비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임신사실을 알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의사가 아이 아빠도 알아야 한다고 했단다.
아이 아빠가 양육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관련 법률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의무를 외면한다. 또한 한 달 양육비로 받는 금액은 평균 50만 원 이하 라고 한다.
대개는 미혼모들이 스스로 양육비를 포기하는데, 아이의 아빠가 나중에라도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요구할까봐서란다.
“가족들의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아이 엄마보다 더 나은 직업을 가진 아이 아빠들이 소송에서 이길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법정에서도 아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안정된 직장을 구하려 노력한 엄마 편을 들어줍니다. 그러니 엄마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찾아 나서야 해요.” 그가 말한다.
2008년 그러니까 출산 후 3년이 되던 해, 그의 가족들은 마침내 최 씨와 그의 아들을 받아 주었다.
“제가 미혼모가 됐을 때, 저를 가장 먼저 포기했던 건 가족이었어요. 그렇지만 결국은 저를 받아줬죠. 가족의 지원이 그 어떤 것 보다 더 힘이 됐어요.” 그가 말한다.
미혼모 협회의 노력 외에도 이들에게 지원이 되고 있는 것은 한국태생의 해외입양아들로, 자신들의 생모가 몇 십 년 전에 겪었던 똑같은 어려움에 처한 미혼모들을 돕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온 이들이다. 그들은 미혼모들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교육하는 일 외에도 대중이 미혼모 문제를 인식하도록 돕고 있다.
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입양을 권장하는 많은 캠페인들이 있어요. 그들은 ‘버림받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 준다’고 하지만, 생모들은 결코 자기 아이를 포기한 적이 없어요. 단지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거죠. 우리는 입양된 사람들이 자신의 생모들이 직면해야 하는 이 잔인한 현실을 이해해 줬으면 합니다.”
리포더 이지윤 (jylee@heraldm.com)
Original Source : http://www.koreaherald.co.kr/NEWKHSITE/data/html_dir/2010/03/01/201003010042.as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