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Stories
2011년 11월 22일 (사)부스러기사랑나눔회 주최 어린생명! 여린생명! 아동청소년의 사회적 타살을 막기 위한 3차 열린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왔던 미혼엄마 최효정씨의 토론내용입니다. 미혼모가 되어 어쩔수 없이 학교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솔직하게 말해주었습니다.
1. 미혼모로 아이를 양육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
- 먼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미혼모로 살아오면서 느낀 점, 솔직히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 중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려보이는 얼굴에 쪼그만 아기를 안고 있는 나의 모습에 흥미로운 듯 말을 걸어보고서 미혼모인 걸 알게 되면 표정이 바뀌어버리는 그 사람들 때문에 정말 너무나도 속상했습니다.
저를 알게 된 사람들은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아이를 지울 생각은 없었는지 낳고 나서도 후회한 적이 정말 단 한 번도 없었냐고, 저는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꼭 낳을 생각이었고 후회 한 적이 없었다고, 제가 이렇게 대답을 하면 사람들은 놀래면서 대단하다고 합니다. 왜 내 아이를 낳고 내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해 후회 하지 않는 것이 대단한 일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영아 유기, 살인 사건에 대해 나올 때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유기나 살인을 하면 비정한 엄마라는 둥, 정말 엄마가 맞냐는 둥 온갖 욕을 합니다. 하지만 십대의 엄마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 땐 그저 당연하다는 듯 넓은 아량을 가지고 이해를 해주십니다. 이렇듯 십대의 임신과 출산은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꼭 인정을 해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엄마와 다를 것 없는 한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혼모로 살아온 제가 느낀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가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적 타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사회에서 미혼모가 사랑스러운 자신의 아이를 마음 편하게 키울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십대 미혼모들의 영아 유기와 살인이 사라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 소녀들을 탓할 수 없습니다. 조금만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미혼모들을 대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 이러한 사건에 대한 이 시대에 요구사항(공적, 사적)
- 저는 우선 이종락 목사님께 어린 생명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베이비박스라는 게 일본에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이비박스를 좋지 않게 보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물건 취급하듯이 아기를 유기하는 것보단 백배 천배 나은 방법이잖아요. 베이비박스를 법적으로 불법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서서 하고 있나, 나서서 하고 있다면 그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베이비박스를 강제적으로 폐쇄하지 않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에서 이종락 목사님의 그 진실 된 마음을 인정하고 도움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아이를 낳고 두리홈이라는 미혼모 시설에 있을 때였는데 이제 막 겨울로 들어서서 싸늘하던 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저희 시설 위층에 있는 교회 앞에 태어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된 듯한, 탯줄도 아직 붙어있는 쪼그만 아기가 버려졌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일을 실제로 보게 되니‘실제로 있는 일이구나...’하면서 실감을 하는 한 편 이런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 아이의 엄마가 대체 어떤 상황에 있길래 이 추운 겨울날 그 핏덩이를 유기했는지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써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한 후 만 하루 만에 아기 엄마를 찾았지만 역시나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아이를 유기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정말 많은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집도 마련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아이를 돌 봐 줄 사람이나 기관도 알아봐야 합니다. 두 명이서 해도 힘든 일을 미혼의 엄마들은 혼자서 다 해결해야 합니다. 제가 볼 땐 그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내려는 정말 멋진 엄마들인데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혼자서 진통을 겪으며 아이를 출산하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혼자서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정말 혼자 아이를 낳는 그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십대의 어린 소녀들의 영아 유기, 살인 소식을 들을 때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차가운 화장실 바닥에서,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언제 누가 들어올지 몰라 불안에 떨면서 아기를 낳았을 텐데 한 번도 제대로 못 안아보고 열 달 동안 뱃속에 품은 그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유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도 무서웠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 소녀들도 그 아기들도 외면 할 수가 없습니다. 살기 위해, 살고 싶은 그 소녀들과 아기들을 위해 국민 인식 개선은 물론 법적으로 많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를 낳고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었고 이 곳 저 곳 알아보다가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한 학교에서 전학을 허락해주었습니다. 등교한지 이틀 만에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서는 받아줄 수 없다는 얘길 하셨습니다. 전학처리도 되어있지 않은 학교였기에 계속 등교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후에 인권위원회, 교육청 등을 다니며 저의 억울함을 얘기했지만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포기하고 있던 그 시기에 했던 인터뷰가 있습니다. 인터뷰를 할 당시 권희정 선생님께서도 같이 계셨는데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이렇게 인터뷰를 하면 제가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권희정 선생님과 기자님 두 분께서 당황한 표정으로‘그건 아니지만 너로 인해 너와 같은 상황에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게 될꺼야.’라고 말씀하시던 그 때의 표정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런 얘기들을 할 수 있지만 그 때 저는 내가 인터뷰를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갈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절망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그 후로 법이 재정되어 저와 같은 미혼모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그 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는 제가 알 길이 없습니다. 이 부분 또한 나라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이자 가장 바뀌기 어려운 국민 인식 개선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가진 가장 큰 숙제입니다.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조금씩, 그래서 당연하게 생각 할 수 있도록 차차 바꿔나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바램입니다.
3. 기타 하시고 싶으신 말씀
- 이제 막 번데기에서 나오는 나비처럼, 어항속의 금붕어처럼 위험해 보이고 아직은 어려서 아무것도 할 줄 모를 것 같은 저희들이지만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힘차게 날갯짓하고 있다는 것 물속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헤엄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느끼며 너무나도 충동적인 시기이지만 그들도 분명 살고 싶고 살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큰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떠한 것보다도 애정 어린 관심과 따뜻한 손길입니다. 저희 청소년들과 미혼모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게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제가 감히 감사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린생명! 여린생명!_아동청소년의 사회적 타살을 막기 위한 3차 열린포럼
○ 일 시 : 2011. 11. 22(화) 오후 2시 ~ 4시30분
○ 장 소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
○ 주 최 :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
○ 순 서
13:30~14:00 접수
14:00~14:05 동 영 상 - ‘생명의 기적‘
14:05~14:15 인 사 말
14:15~15:45 토 론
사회 : 이승연교수(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토론1. 이화선 부장 -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토론2. 권희정 사무국장 -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토론3. 최효정 님 - 최해빈 어머니
토론4. 채현주 교사 - 가온학교
토론5. 이종락 목사 - 주사랑공동체교회
토론6. 이미선 기자 - 금강일보
15:45~16:30 종합토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