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차 여성정책포럼] 미혼모의 현실과 자립 지원 방안

2010. 2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발표글 "미혼모들이 경험한 입양상담 서비스" 에 실린 사례입니다. 

인터뷰 대상자 : 입양 보내려 했다 되찾아 온 어머니들


사례5 :  현재거주지 - 서울시    |    입양상담시점 - 출산후 4개월    |    출산전후 거주지 -  집     |    출산연월 -  2008.07 




5. 내 아이를 만나는 시간은 30분


2008년 11월 27일 임신 7개월경 저는 전화로 경기도의 한 미혼모시설에 상담을 한 후 입소를 하였습니다. 당시 양육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입소하였지만 입소 후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과 아이아빠와의 관계 등으로 입양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출산 전 3번에 걸쳐 입양상담을 받았는데 출산 예정일 한달 전 쯤 마지막 입양 상담을 하면서 입양 동의서와 친권포기서 및 이후 아이아빠와 친권으로 법적 문제가 생길 시에 모든 책임은 친모가 진다는 별도의 동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2009년 2월 20일 오후 8시 39분 건강한 여아를 제왕절개로 출산하였고 따로 입양기관에 출산소식을 알리지 않았으나 3일 후인 2월 23일 입양기관에서 아이를 데리고 간다고 하여 미혼모시설로 가서 제 아이를 1시간 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입양기관의 본사에 위치한 신생아실로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난 후에 위탁모에게 간다고 들었습니다. 퇴원 후 저는 산후조리를 위해 시설로 돌아가 1개월 정도 지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아기를 보낼 때는 단단한 각오를 하고 보냈고 한편으로는 실감이 나지 않아 담담했습니다. 그런데 시설에 돌아와 있는 동안 다른 미혼모들이 양육을 결심하는 것을 보고서는 우울해지고 마음 한 곁이 항상 슬펐습니다.


출산 후 입양기관에 연락했을 때 아이가 입양 갈 때까지 엄마가 원하면 아이가 태어난 후로 매달 한 번씩 만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첫 달에는 입양기관 본사의 임시보호시설을 방문해 아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건강검진이 끝나 위탁가정에 맡겨졌고 두 번째달에 제가 아이를 만나려고 했을 때 아이가 감기기운이 있어 엄마와의 만남을 다음 달로 미루자는 위탁모의 연락을 상담사를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그 후로 2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저는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양육에 대한 의지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달에 한번 아이를 보러 가면 30분밖에 면회를 할 수 없어 더 보고 싶다고 부탁하면 위탁모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사회복지사가 저를 돌려보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셔서 어머니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이 어떤 것 인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과 그동안 제가 부모님께 받지 못했던 사랑의 몫까지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양육 의지를 굳히고 아이가 입양가지 전이니 아기를 되돌려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양기관으로부터 거절을 당할까봐 혼자서 속앓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2곳의 온라인 카페에 가입을 하고 저와 유사한 입장에 있다 아이를 되찾아 온 엄마들의 얘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미혼모 당사자 모임인 미스맘마미아에 2009년 9월 25일 상담글을 올리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미스맘마미아를 통해서 오랜 시일이 걸려 아이들을 되찾아온 엄마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한편으로는 아이를 찾는 것이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스맘마미아에 지금 아이가 위탁가정에 있고 아이를 되찾을 수 있다면 중간의 집과 모자원을 거쳐 아이를 잘 키울 의지가 있다고 글을 올리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상담했던 입양기관에서 아이를 낳고 되찾아 온 엄마의 조언을 받게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입양기관에 아이를 되찾겠다는 요청을 하려고 했던 2009년 10월 7일 담당복지사가 아이의 입양이 결정되었으니 마지막으로 아이를 볼 수 있다는 전화를 하였습니다. 황망한 마음에 입양기관으로 달려가 아이를 되찾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담당복지사는 제가 아이를 찾고 싶다는 얘기를 입양기관에 먼저 하지 않고 미스맘마미아 같은 다른 곳에 한 것을 질타하며 그날의 대화내용을 녹음하였습니다. 제가 해외입양을 선택했기에 현재 아이의 양부모님이 정해졌고 이제 티켓팅만 남았다며 양부모님과 저의 조건을 비교해하며 어떤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라며 저를 설득하였습니다. 저는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고 데려가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상담사는 아이와 어디서 살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고 하였고 저는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2009년 10월 14일 오후 3시 30분 다시 찾아갔을 때 입양기관은 아이를 위탁가정에서 데려 오지 않았습니다. 상담사는 제가 어떤 결정을 할지 몰라서 아이를 아예 부르지 않았다고 말하였고 이 말에 화가 난 저는 아이를 당장 만나게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양육의사를 밝히고 아이를 데리러 간다는 의사를 확고하게 하였지만 입양기관은 그날까지도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이는 엄마인 저의 양육 의지를 무시한 행동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결국 저의 단호하고 끈질긴 요청에 사회복지사가 위탁모에게 전화를 하였고 그날 오후 4시 30분 정도 아이가 입양기관에 도착하였습니다. 헤어진 지 8개월만인 2009년 10월 14일 마침내 제 아이는 저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어려서 엄마가 안 계셔서 어떤 엄마가 되어야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엄마에게 받고 싶었던 것만큼은 제 아이에게 해주리라 다짐하며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좋은 집이나 좋은 환경에서 살지 못하지만 저는 아이와 저의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엄마입니다. 언제나 저만을 바라보는 이쁜 딸이 있고 늘 혼자였던 저에게 가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아이를 입양 보냈다면 평생 아이를 그리워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았을 것입니다. 지금 저는 힘들지만 아이로 인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힘든 현실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는 엄마들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