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순이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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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성인양육미혼모 지원이 시급하다
- 『양육 미혼모 관련 정책현황과 개선방안』현안보고서 리뷰 -
최근 10대 미혼모의 학습권에 대한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필자가 처음 미혼모권익옹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 그때만 해도 미혼모 권리 또는 미혼모와 권익이란 말은 그 어디에서도 들어볼 수 없던 말이었다. 당시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두 가지였다. 성도덕적 관점에서 이들을 싸잡아 비난하거나, 피해자적 관점에서 무한한 동정을 표하는 것이었다. 전자의 관점으로 인해 미혼의 임신한 여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낙태를 하거나 출산을 해도 스스로 양육하지 못하고 입양을 보낸다. 후자의 관점은 가족과 사회의 단절 속에 어렵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들에게 경제적 지원 및 직업교육 등을 가능하게 하지만, 미혼모라는 낙인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고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한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더구나 지난 4월부터는 낙태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청소년 한부모 지원예산까지 마련되었다. 즉, 최저생계비 150%이하의 저소득 청소년 한부모가 만 24세가 될 때까지 최장 5년간 아동양육비, 아동의료비, 자립적립금, 검정고시 학습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10대 또는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매우 진보적이고 급직적이고 혁신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기뻐하고만 있을 수 없는 심정이다. 우리 사회에는 미혼모에 대한 일정한 편견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10대 또는 20대 초반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일 쏟아지는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미혼모는 어리다'는 사회적 편견을 더욱 공고히 한다. 하지만, 실제 청소년 미혼모는 전체 추정 미혼모 수의 약 10%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수가 적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10%에 온통 관심을 쏟는 동안 나머지 90%의 미혼모는 지원 정책 부재 속에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청소년 미혼모에게 학습권이 보장이 되어야 하는 만큼 성인 미혼모의 경우는 노동권과 주거권이 보장이 되어야 한다. 전체 추정 미혼모의 90%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7월 발간한 『양육 미혼모 관련 정책현황과 개선방안』(담당 연구자 조주은,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매우 시기적절하며 중요한 현안 보고서라 할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혼외관계에서 자녀를 출산하여 다양한 사회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여성들이 처해 있는 특수성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양육 미혼모들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양육선택의 비율은 청소년기 이후의 연령에서 높게 나타나며 점차 미혼모가 고연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대부분의 성인 양육 미혼모는 지원에서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나 입법자의 경우 특히 국가의 출산율을 높이고자 하는 일환에서 미혼모의 출산과 양육 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서 '실효성'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면, 본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미혼모의 현황과 욕구 그리고 현재 정부의 정책과 복지지원의 한계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간 성인 미혼모는 '그래도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이니까' 형편이 나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 속에 지원정책 대상에서 소외되어 왔다. 하지만 성인 미혼모라 해서 형편이 나은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처럼 혼외임신에 대한 낙인이 심한 사회에서 미혼임신으로 인해 겪게 되는 어려움은 10대나 30대가 별반 다르지 않다. 한쪽은 학력이 단절되지만 다른 한쪽은 경력이 단절된다. 양쪽 다 부모로부터 단절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자의 임신을 나 몰라라 하고 떠나는 남자 역시 10대나 30대나 똑같이 경험하는 것이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핏덩이를 안고 생계를 걱정하는 것 역시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 경험이 있다한들 직업을 구하는 데 차별받지 않은 것이 아니고 살 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출산으로 인해 단절된 학력과 경력을 회복하고 자립할 때까지 지원이 필요한 것은 똑같다.
보고서는 "향후 미혼 한부모 지원정책은 탈(脫)시설을 통한 자립지원을 목표로 설정해야 할 것이며 자립지원은 생계비 지원, 자녀양육 지원, 주거시설 확충과 공공임대주책의 입소자격 완화, 미혼부 부양책임이 효율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전담기구 설치 등이 통합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학령기를 벗어날 때까지 최소한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양육 미혼모의 자녀가 현재처럼 양산된다면, 그들은 사회적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교육과 직업선택의 기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미래사회에 추가적인 사회복지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980년대 미국 버몬트주 <부모와 자녀센터>를 통해 지역사회통합서비스를 구현하며 이러한 우려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 개입이 사회적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 제안하고 있는 제도적 개선이 조속히 시행되어 더 많은 양육미혼모가 복지사각지대에서 나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개선된 정책으로 인한 혜택은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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